본문으로 바로가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 상세

사회

"많이 벌고 많이 기부합시다"

한상헌 기자

한상헌 기자

입력 : 
2022-07-31 18:17:52

글자크기 설정

집까지 내놓은 `기부왕` 김일두씨

유니세프 아너스클럽 회원
한남동 자택 사후 기부 약정 등
지금까지 약 60억원 사회 환원
"1명이 1억원 기부하는 것보다
만명이 만원씩 내는게 더 의미"
사진설명
"유니세프 후원자들을 보면 젊은 친구가 아주 많아요. 이들이 더 나아가 유산 기부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니세프 내 고액 기부자 모임 '유니세프 아너스클럽'의 회원인 김일두 한국암웨이 미래재단 친선대사는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대사는 2012년에 본인이 거주하는 서울 한남동 자택을 사후 유니세프에 기부하기로 유산 기부 약정을 맺었다. 그는 "지금 사는 아늑한 집이 언젠가는 어린이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내 집을 유니세프에 기부한다'는 내용을 유언장에 적었다"고 말했다. 그의 유산은 제3세계 어린이를 위한 영양·보건·식수·위생·교육·보호·긴급구호 등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김 대사는 암웨이 개인사업자 일부가 추가 수익으로 어린이를 돕기 위해 설립한 사랑의본부 회장을 지냈다. 현재는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암웨이 미래재단의 자문위원과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유니세프에 개인 기부 약 1억9000만원, 사랑의본부·한국암웨이 미래재단을 통한 기부 약 58억원을 비롯해 총 60억원 가까이 기부한 '기부천사'로 꼽힌다.

김 대사가 유니세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 나눔을 실천하라는 어린 시절 기억 덕분이다. 그는 밥도 제대로 먹기 힘들었던 6·25전쟁 당시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아침마다 학교에 찾아와 학생들에게 빵과 우유를 나눠줬던 유니세프 밥차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당시 선생님이 '전 세계 후원자들이 너희를 위해 보내준 성금으로 빵을 먹고 있는 것이니 너도 크면 갚아야 하고, 나누는 삶을 살아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씀을 새겨들어 성인이 된 후부터 실천하고 있습니다."

김 대사는 "한국이 유니세프에서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제3세계 어린이를 위한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유니세프는 '스쿨 포 아시아' 프로젝트를 통해 동티모르와 몽골 등에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신축하고, 해당 지역 어린이에게 교육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77세인 김 대사는 고령의 나이에도 건강한 몸을 유지하며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는 '스포츠맨'이다. 운동을 좋아해 60대 이후 철인 3종 경기를 시작했고, 보스턴 마라톤 대회 등 전 세계 마라톤 대회와 각종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그는 대회에 나갈 때마다 '매칭펀드' 방식으로 후원금을 기부한다. 김 대사는 "수영·사이클·마라톤을 합쳐 약 226㎞를 뛰는데, 완주할 경우 1㎞당 1000원 혹은 1만원씩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동료들에게 받고 매칭펀드 형식으로 나도 같은 금액을 기부한다"며 "내가 실패하면 모금에도 실패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마다 완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김 대사의 기부 철학은 '1명이 1억원을 기부하는 것보다 1만원씩 기부하는 사람이 1만명 있을 때 더 의미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함께하는 1만명이 한 달에 1만원씩, 1000명이 매년 1000만원씩 기금을 적립해 후원하자는 '만만천천 클럽' 운동을 통해 유니세프 등 여러 단체에 후원금을 전달했다. 그는 "기부를 많이 하는 사람은 밥은 굶지 않는다"면서 "많이 벌어서 많이 기부하라"며 환하게 웃었다.

[한상헌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